비와 별이 내리는 밤에는 그리스의 작은 도시 아가아안나에 각자의 이유로 삶의 터전을 떠난 여행객 4명의 이야기이다. 어쩌면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를 메이브 빈치 특유의 따뜻함으로 풀어나간다.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남자친구 셰인 때문에 고통받는 피오나, 믿었던 애인에게 자신을 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상처받은 엘자, 이혼 후 새로운 가족이 생긴 아들을 받아들이기 힘든 토머스, 가족들의 일방적인 사랑에 질려버린 데이비드가 안드레아스의 타베르나에서 만난다.
서로를 만나기 전까지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4명의 여행객은 서로를 만나고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본래의 삶으로 돌아간다. 도망친 곳에 천국은 없다는 말처럼 자신의 삶에서 도망친 그들은 과거에 얽매여 힘들어했다. 하지만 보니와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들은 자신의 삶을 똑바로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간다.
나 또한 삶이 힘들다고 외면하면 잠깐 고통에서 해방될 수는 있어도 오히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기분이 들었었다. 이런 우리의 삶을 메이브 빈치는 책을 통해서 위로를 건네고 계속 살아가라고 말한다. 우리의 행운은 우리가 만들어간다는 책 속에 구절처럼 우리의 삶은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삶이 대단해 보이고 스스로 살아가는 건지 살아있으니까 사는 건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삶은 우리의 일상적인 선택 속에서 변화되고 결정된다. 내가 주체가 되어 살아가다 보면 행복도 행운도 결국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고 삶은 내 결정대로 움직인다.
우리의 짧지만 한 번뿐인 인생을 너무 비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주체적이고 행복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400페이지 분량의 두꺼운 책이지만 후루룩 다 읽을 정도로 흡입력 있었다. 메이브 빈치의 다음 신작도 너무 기대된다.
(그리고 문학동네에서 책을 발송해주시면서 첫 번째 독자들이라고 편지도 써서 보내주신 부분 너무 스윗하셨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따뜻하게 느껴진 것일지도 모른다ㅋㅋ)
*문학동네 서포터즈를 통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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