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을유문화사 서평단] 그들은 왜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는가, 김경민

likeorange 2020. 2. 16. 18:36

 

 

그들은 왜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는가

문화재 약탈과 반환을 둘러싼 논쟁의 세계사

 

김경민 지음

 

 

 

 

유럽인은 자신들이 미개하다고 여겼던 아시아와 아프리카 고대 문명을 처음으로 접했을 때 잠시 혼란에 빠진다.

그들을 지배하기 위해 '문명 대 야만/ 서양 대 동양'이라는 차별적 이분법을 적용했지만, 실재 동양의 뛰어난 문명이 서양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지 않기 때문이었다. (p.216)

 

 

 

다소 감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문화재 약탈 부분에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으로 글이 전개된다. 왜 서구에서 문화재 약탈이 시작되었는지, 영국을 중심으로 그들의 문화재를 반환할 수 없는 법적 근거를 상세하게 알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들의 유산이니 원산국에 돌려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국제법과 국내법의 복잡한 유착, 약탈국은 주로 선진국이며 원산국은 약소국으로 양국의 국력 차이 등을 고려하면 절대 간단하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은 영국의 사례를 통해 집중적으로 현상황을 분석한다. 프랑스와 영국간의 국력 다툼으로 시작된 문화재 약탈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다. 문화재라는 개념이 어디서 생겨난 것일까?라는 의문을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책 속에서 영국의 이기적이고 모순된 역사 인식을 상세하게 분석한다. 영국에 국한하여 소개되어있지만 사실 많은 나라들이 영국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영국과 약탈국이 원산국으로 문화재 반환을 거부한 근거 중 하나가 원산국은 그 문화재를 최상의 상태로 보관할 수 없고 그것은 과거의 문명이지 현재의 문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선진국의 수준이 이렇게 낮을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생겼다.

 

이 책은 문화재와 약탈의 역사, 현재 쟁점과 각각의 장단점, 한국의 현재로 나누어 소개한다. 한국은 외국의 문화재를 보유한 나라이며 (약탈은 아니다.) 또한 원산국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문화재 반환은 거부한다.

 

우리가 문화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식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또한 편향된 관점이 아니라 각 국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었다. 다른 독자들에게도 추천하고싶은 책이다. 

 

 

 

 

*이 서평은 을유문화사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되었습니다.